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投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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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러진 발 ♣ ♣ 부러진 발 ♣ 중학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의 일이다. 매주 월요일 아침 30~40분간 "조회"를 섰는데 그 시간이 참 지루했다. 교장선생님의 훈시는 "마지막"에 이어 "끝"으로 그리고 "더불어"를 반복하며 길게 이어졌고, 따분한 학생들의 귀에는 그 이야기가 들어올리 만무했다. 몸을 비비 꼬며 발로 흙을 모았다 헤쳤다를 반복하거나 옆에 있는 녀석과 수다를 떨고, 장난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걸리면 뒤에서 몽둥이 찜질을 당하기도 했다. 끝날 때도 열병하며 줄과 발도 맞춰야 했는데, 틀렸다가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교련을 맡았던 선생님의 호통 소리가 날아왔다. 이런 지루함과 속박에 언제 부터인가 꾀가 나기 시작했다. 조회를 피하기 위해서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하던 어느날 결국, 사고가 터졌다. 운동장에 ..
♣ 방심하다가 ♣ ♣ 방심하다가 ♣ 고등학교때 였을까? 선배들과 야영을 하기 한 짐씩 짊어지고 관악산으로 갔다. 잔뜩 기대를 하고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제4 야영장까지 갔는데...당시 상상했던 텐트나 이런게 아니라 군용 모기장만 달랑.... 전혀 준비되지 않은 야영이었다. 8명이 갔는데 배낭은 세개, 먹을 것이라고는 라면 몇개 그리고 쌀과 고추, 감자, 김치, 쿨피스 두통. 비가 안와 계곡은 거의 말라 있었고, 선배들은 그 곳에 군용 모기장을 친 후 짐이랄 것도 없는 것들을 대충 내렸다. 당시는 장작도 팔지 않아 마른 나무가지를 주워다가 불을 피워야 했는데 이 것도 일이었다. 돌을 받쳐 갖고 온 솥에 밥을 안치고는 기타 하나로 밤새 놀았다. 새벽 두세시즈음이었나 모기가 무는 줄도 모르고 여기 저기 자리를 잡고 널부러졌다...
♣ 물귀신 ♣ ♣ 물귀신 ♣ 어린시절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더러 계실 것이다. 필자 또한 예외는 아니다. 당시 동구밖에 작은 개울이 있었는데, 한 여름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찾던 곳이었다. 지금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출입도 안되고 물도 줄어, 어른 무릅밖에 안되지만, 그때는 꽤 깊었다. 타이어 튜브를 타고 놀다 튜브가 뒤집어 졌는데 거꾸로 계속 뒤집어 지면서 바로 되지는 않았다. 몸을 움직여도 움직여 지지 않았고 누군가 아래서 머리를 잡아 당기는 것이었다. 그러다 곁에 있던 누군가가 이상하게 생각 했는지 잡아 줘서 겨우 빠져 나왔는데, 그 이후로는 성인이 될때까지 물에 들어간 기억이 없다. 만일 그때 사람들이 없었다면....정말 소름 돋는 기억이다. 우리는 곤경에 빠졌을때 남을 끌어 들이는 사람을 ..
♣ 눈 가리고 나 없다고? ♣ ♣ 눈 가리고 나 없다고? ♣ 투자와 관련된 인터넷을 이용하는 분들 중에는 점잖고 투자 지식이 해박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은 독자분들께서도 부인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좋은 정보나 아이디어를 얻으며 투자 방향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간혹 자신과의 의견이 다르다 하여 쌍소리에 격한 표현을 하는 분들이 계시죠. 이런 분들 때문에 투자 의견을 나누러 왔다가 기분이 상해 떠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실제 글수도 과거보다 많이 줄지 않았습니까! 여기에 오시는 분들은 적어도 투자를 하고 계시니 20대에서 많게는 80~90대까지도 계실 것입니다. 말 그대로 "성인"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고 해서 예의를 지키지 않고 함부로 한다는 것은 "눈 가리고 나 없다" 하..
♣ 시류를 무시하고는...♣ ♣ 시류를 무시하고는.. ♣ 이번 휴가는 남해로 다녀왔는데 그 곳에서 재미 있는 경험을 했다. 해변에서 가끔씩 잠자리채 같은 뜰채를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속으로 무척 궁금했다. "물위에 쓰레기를 치우려고 하나? 남해는 깨끗하다고 알고 있는데 아닌가?" 그 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았다. 뜰채를 들고 물속에 들어간 사람이 채를 거꾸로해 바닥을 긁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체 뭘 잡으려고 저러지? 그러는 사이 뜰채를 들어 올렸는데...모시조개가 꽤나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참 신기했다. 서해안에서는 바닷물이 빠지면 멀리 나가서 호미로 캐냈는데, 남해안은 채로 긁으면 되다니....대체 조개가 얼마나 많길래... 채는 없었지만 뭔가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는 아들녀석과 물속에 들어가 봤다 해변에서 ..
♣ 눈이 많아 역으로 당한다! ♣ ♣ 눈이 많아 역으로 당한다! ♣ 잠자리 종류가 약 5,000종이 있는데 그 중 한국에는 107종이 있다고 한다. 그 중 고생대 석탄기 후기의 화석으로 발견된 메가네우라는 그 길이가 무려 60cm에 달한다니 어마어마한 크기였던 것 같다. 잠자리의 곁눈은 잘 발달되어 있고 크며, 낱눈수는 1만~2만8000개에 달하고 홑눈은 정수리에 3개가 있다고 하니 그야 말로 전천후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어릴때 이런 잠자리를 수십마리씩 잡아 날개를 자르고 놀거나 병아리나 때까치 먹이로 주곤 했는데....지금 생각하면 참 못됐고 짓궂었던 듯 싶다. 여하튼 눈이 많은 잠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옆이나 뒤가 아닌 정면에서 손으로 원을 그려 잠자리 눈을 어지럽히며 바짝 다가간 후 날개나 꼬리를 빠르게 잡아야 한다. 그런데 참 아..
♣ 초보는 구멍만 판다. ♣ ♣ 초보는 구멍만 판다. ♣ 맛조개는 "먹는 재미" 보다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필자가 조개를 처음 캐기 시작한 것이 05년 10월 부터였는데, 그 날은 비가 내리고 쌀쌀했지만 어찌나 많이 잡히는지 몸이 젖고, 물이 들어 오는데도 정신 없었이 모래를 팠덧 것 같다. 한번에 조개 서너마리 혹은 조개와 어른 주먹만한 골뱅이가 나왔다. 대략 3~4시간 정도 작업하고 나면 어깨가 아프고 몸이 녹초가 되었지만 그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이 즐거웠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조개 보다도 맛조개 잡는 재미를 붙이게 되었는데, 조개 잡는 재미하고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물때를 맞추고, 소금을 담은 케찹통과 모종삽 그리고 일반 삽을 준비한다. 그리고 잡을 장소를 정해 일정 폭으로 둘레에 고랑을 판다. 그럼 고랑으로..
♣ 어느 노인의 빈가방 ♣ ♣ 어느 노인의 빈가방 ♣ 필자가 타는 첫차에는 대부분이 매일 보는 사람들이다.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타는데, 중국동포나 일본인 또는 동남아인, 혹은 필자 같은 직장인에서 공무원, 건물 청소부와 경비원, 육체노동자등 다양하다. 모두가 피곤에 지쳐 좌석에 앉아 잠을 청하면 열차 안은 덜커덕 덜커덕 소리가 고요함을 흔들 뿐이다. 그렇게 한 두 정거장을 가다 보면 그 소리를 지우는 분이 계셨다. 열차 안에서 "칫솔과 파스"를 파는 분이었는데, 바퀴달린 검은 여행용 가방위에 칫솔 몇개와 파스 몇통을 얹고 다니며 팔고 있었다. 그러나 한 번도 누가 사는 것을 본 적이 없을 뿐더러 그 파스는 오래되어 빛바래고 낡아 있었다. 우연치 않게 지퍼가 내려가 있는 그의 가방안을 보게 되었다. 가방은 텅 비어 있었다.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