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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치킨게임’ 대만부터 무릎 꿇었다

‘반도체 치킨게임’ 대만부터 무릎 꿇었다

기사입력2011-07-21 17:36기사수정 2011-07-21 17:36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사운을 걸고 펼친 '반도체 2차 치킨게임'에서 한국 기업들이 압승하면서 독주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대만의 D램 기업들은 D램 가격 급락 등 누적 적자에 못 이겨 '도미노 감산'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백기투항할 태세인 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는 사업행보를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D램값 하락으로 지난 2009년에 이어 다시 전개된 '반도체 2차 치킨게임'에서 한국 기업이 독주체제를 굳혔지만 모바일 D램 가격 하락 등 불확실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만 D램사, 적자에 무릎 꿇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2위의 D램 업체인 이노테라는 6분기 연속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지난 2·4분기 D램 생산용 웨이퍼를 7% 감산했다. 또 다른 대만업체인 난야와 파워칩도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 기업이 오는 4·4분기쯤 감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만 업체의 감산 결정은 D램 가격 하락에 따라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0나노미터(㎚)급 공정이 주력인 대만 D램 업체들의 원가는 대표적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3(DDR3) 1기가비트(Gb) 128M×8 1066㎒ 기준, 1달러 수준으로 전해진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1Gb 128M×8 1066㎒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1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난 5월 중 1.02달러로 반짝 거래된 것을 제외하면 줄곧 1달러 밑에서 맴돌았다. 이에 따라 대만 D램 업체들은 올 들어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밑지는 장사를 지속한 것.

대만 업체들은 D램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누적 적자에 허덕이자 투자를 전면 중단한 것은 물론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 따르면 난야와 이노테라, 파워칩 등 대만 D램 업체들은 지난 2009년 4·4분기 반짝 흑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일본 업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1·4분기에 거액의 적자를 기록한 일본 엘피다는 2·4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한 국내 업체…불확실성은 남아

반면 '한국 반도체 듀엣'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업황악화에도 불구,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사업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만 기업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실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3조6500억원(증권사 추정치)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하이닉스도 상반기에 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국내 D램 업체의 장점은 앞선 미세공정을 바탕으로 한 원가경쟁력과 스페셜 D램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군이다. DDR3 1Gb 128M×8 1066㎒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원가는 0.80달러 미만이며 하이닉스는 0.90달러 미만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이 30㎚급 공정으로 서둘러 전환,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 국내 업체는 고부가가치제품으로 불리는 모바일·그래픽·서버용 D램 등 스페셜 D램의 비중이 올해 2·4분기 기준으로 70% 수준일 정도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우수하다.

그러나 국내 기업에도 불안 요인이 없지 않다. PC시장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D램 가격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상존하는 데다 일본 엘피다의 모바일 D램 사업 투자 강화로 모바일 D램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coddy@fnnews.com예병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