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카시오, 샤프, 후지쓰 소니에릭슨 등 속속 신제품
삼성, 日서 갤럭시S 2 출시… 애플, 멀티 터치 특허내고 저가 '아이폰 미니' 출시 전망
19일 일본 도쿄(東京) 중심가 유라쿠초(有樂町)역 앞 도코모 스마트폰 라운지. 일본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가 마련한 165㎡(50평) 남짓한 스마트폰 전시 공간에는 휴일 오후 4시인데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NTT도코모는 이곳에 올여름 내놓은 스마트폰 신제품 24종을 전시했다. 샤프·NEC-카시오 등 일본 업체들은 물론이고 삼성전자·LG전자·RIM까지 동·서양의 스마트폰 50여개가 한꺼번에 전시됐다. '갤럭시S 2'를 40분 동안 꼼꼼하게 만져보던 야타가와 쇼타(27)씨는 "원세그(일본식 DMB방송)를 보면서 녹화를 할 수 있다니 정말 좋다"며 "스마트폰이라면 아이폰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싶다"고 말했다.
- ▲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NTT도코모 스마트폰 출시회에서 모델들이 삼성전자 갤럭시S 2(맨 왼쪽) 등 올여름 출시되는 한·일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뉴스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 대혼전
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대혼전 양상에 빠졌다. 아이폰의 애플에 밀렸던 업체들이 속속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한국, 중국은 물론 스마트폰을 얕보던 일본 기업들까지 추격전에 가세했다.
NEC-카시오 모바일이 출시한 '미디어스(Medias)'는 두께가 7.9㎜로 '갤럭시S 2'보다 1㎜가 더 얇다. 소니에릭슨 역시 갤럭시S 2(4.3인치) 화면에 버금가는 4.2인치 화면 신제품 '엑스페리아 아크로(Xperia Acro)'를 선보였다. 샤프는 3D(입체)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 '아쿠오스(Aquos)'를 내놓았고, 후지쓰·파나소닉도 각각'F-12C', 'P-07C'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일본 시장에서는 2년 전만 해도 아이폰 외에는 스마트폰이 드물었다. 통신업체들이 일반 휴대폰(피쳐폰)에 비해 스마트폰이 낯설어 대중화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NTT도코모는 당시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한 해 판매량을 35만대로 전망했다.
예상은 빗나갔다. 2008년 말 수입된 애플 아이폰은 2009년에만 300만대 가까이 팔려나갔다. 지난해 10월에는 삼성전자까지 일본에 입성해 갤럭시S를 100만대 넘게 팔았다. 23일 일본 시장에 출시된 갤럭시S 2도 예약 판매 속도가 갤럭시S의 두 배가 넘는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폰과 삼성의 대결 구도에서 다양한 업체들의 경쟁 구도로 시장이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허와 신제품" 애플의 반격
다른 업체들의 추격전이 거세지만 스마트폰의 강자(强者) 애플은 중요한 무기를 하나 더 확보했다. '멀티 터치' 기술에 대한 특허권이다. 엔가젯 등 해외 IT 전문매체는 22일(현지 시각) 애플이 '멀티 터치' 입력 방식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멀티 터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화면에 손가락 여러 개를 대고 움직여 화면을 조작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두 손가락을 대고 간격을 벌리거나 좁히면 자동으로 사진이나 글자가 확대·축소되는 게 멀티 터치 기술의 대표 사례다. 이 기술은 2007년 애플이 아이폰에 처음 적용한 후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서 쓰인다. 다른 제조사들은 애플에 특허 사용료를 내거나 애플의 특허 내용과 다른 기술로 멀티 터치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차세대 신제품 '아이폰5(가칭)'를 오는 8~9월 중 출시할 전망이다. 4인치 이상 화면 크기에 중앙처리장치(CPU)가 2개 이상 들어가는 등 하드웨어 기능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가격이 저렴한 '아이폰 미니'도 출시할 전망이다. 미국의 투자자문사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이타이 키던은 "애플이 그동안 600달러 이상의 고성능 스마트폰 한 종류만 생산해 공급하는 전략을 써왔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300달러 이하의 저가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