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ECB긴축

728x9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까지 긴축 시그널을 보내면서 주식시장 상승 추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경기부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향후 주식시장 방향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중앙은행의 긴축 시그널이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를 훼손할 만큼의 악재는 아니란 지적이 나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연준은 금리 인상 뿐 아니라 연내 자산축소 시행을 언급했고 ECB는 12월까지 매월 600억유로의 자산매입 계획이 종료되면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시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ECB의 출구전략 파급효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대 중앙은행의 총 자산은 상반기 1조4800억달러 증가했는데 1분기엔 9300억달러, 2분기엔 5500억달러 증가해 자산가격 상승과 경기회복 기조에 따라 2분기에 자산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오 연구원은 “ECB는 매달 600억유로의 자산 매입 정책을 12월까지 진행하고 내년 1월부터 자산매입 금액을 줄이는 연착륙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ECB의 테이퍼링 정책에 대한 경계감을 갖는 시기는 이번 여름이 아니라 10월 ECB 회의 전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ECB가 테이퍼링 정책 시행을 발표하는 시기에 연준이 자산 축소를 시작하면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긴축 시그널을 줄 만큼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오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약 이행 지연과 유가 부진으로 하락했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인덱스가 6월말부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며 “유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완만하게 반등할 수 있다면 3분기 동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이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유가 부진을 경기 부진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가 하락은 수요 부진이 아니라 공급 과잉 측면에서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미국 메이저 셰일오일 생산자의 손익분기점이 46달러 내외라는 점에서 유가는 하반기 전체적으로 40달러~50달러 초반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 유가가 배럴당 47달러를 넘으면 3분기 유가 상승률은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긴축 시그널과 유가 부진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에 따라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단 느낌을 받는다”며 “긴축시그널은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를 훼손할 정도의 악재는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10월 이후엔 주식시장의 경계감이 커질 수 있는 이벤트다.

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반등하더라도 반등폭과 기간은 추세적이지 않다”며 “IT업종이 주도주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 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가치주도 3분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반등과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치주 중에서 화학, 기계, 해운 업종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