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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소재 '그래핀' 20나노 메모리 상용화 길 텄다


꿈의 소재 '그래핀' 20나노 메모리 상용화 길 텄다

 

차세대 소재인 ‘그래핀’을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그대로 이용해 기존 메모리 한계를 뛰어 넘는 기술을 한국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그래핀은 육각형 모양의 탄소 덩어리가 평면 형태를 이룬 물질로, 전도성이 좋고 전자가 잘 이동해 이용 가치가 높은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조병진 교수팀은 21일 정보 기억 매체인 플래시 메모리의 금속전극을 ‘그래핀’으로 대체하면 일부 성능과 신뢰도가 최대 1만배까지 개선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공정을 이용해 종전 반도체 기억 장치보다 훨씬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의 개발에 새 바람이 일게 됐다. 이론상으론 현재 회로선폭 30㎚(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보다 좁은 20㎚급 메모리의 개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의 전문 학술지 ‘나노레터스’ 22일자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현재 컴퓨터와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에는 트랜지스터라는 초소형 전자 소자가 수억 개씩이 들어가 있다. 여기에 디지털 신호인 ‘0’과 ‘1’을 기록하는 방법은 전자의 많고 적음에 따른 현상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으며, 과학자들은 크기를 줄이면서 높은 성능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KAIST연구팀은 반도체 소자에서 전자들의 통로 역할을 하는 전극을 그래핀 전극으로 대체하면 바로 시판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정보를 쓰고 지우는데 필요한 전기도 지금보다 70%나 아낄 수 있다는 사실도 실험에서 확인했다.

그래핀을 활용한 반도체 연구는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대개 10~20년 후에나 상용화가 가능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존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크게 바뀌는 부분이 없어 머지 않아 양산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 보존 성능이 뛰어나 삼성전자 등 국내외 기업에서 연구 중인 20㎚ 이하급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서 활용될 소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진 교수는 “새로운 나노 기술을 종전 반도체 기술에 융합해 기술적 장벽을 극복한 사례”라며 “차세대 소자로 불리는 그래핀이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