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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CIO들이 전망하는 하반기 증시

자산운용사 CIO들이 전망하는 하반기 증시
"2000 무너질수 있다…그러나 반등할 것"
미국ㆍ중국 경기회복 여부가 최대 변수
차화정보다 ITㆍ건설ㆍ금융株가 유망


증시가 긴 조정을 겪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초 2200선 붕괴를 기점으로 줄곧 하락해 2000선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왔다. 연초 활황 장세를 주도했던 차ㆍ화ㆍ정(자동차 화학 정유) 트리오가 급격히 동력을 잃고 있지만 이를 바통 터치할 하반기 주도주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국내 주식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5대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에게 하반기 증시 전망을 들어봤다.

◆ 차화정 동력 상실했나

= `차화정` 3개 주도주에 대한 전망은 `이번 조정이 끝나도 상반기 같은 반등은 어렵다`는 데 모아졌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본부장은 "차화정은 상반기 내내 투자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고 수급 측면에서도 불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차화정 중에선 주가 상승폭이 가장 적었던 정유주가 상대적으로 조정 후 반등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본부장은 자동차 부문의 영업환경 악화를 걱정했다. 송 본부장은 "지진 사태로 주춤했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하반기에 반격을 개시할 것으로 보이고 현대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면서 현지 시장의 견제도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가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것도 영업환경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장동헌 우리자산운용 전무는 `차화정 질주`가 둔화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면서 화학ㆍ정유에 비해선 자동차 쪽에 더 많은 점수를 줬다. 장 전무는 "결국 믿을 것은 실적인데 자동차가 가장 낫다. 화학은 중국 긴축 장기화로 이익의 가시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승준 미래에셋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다른 산업에 비해 차화정 종목의 실적이 양호해 지수 대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유일하게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 하반기 주도주는

= 특정 섹터가 주도하기보다는 여러 업종이 고르고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주조를 이루는 가운데 건설과 IT, 금융을 꼽는 의견이 많았다. 전정우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은 "금융은 저축은행 사태 등 영업 외적 `노이즈` 때문에 지금 지나치게 싼 수준이다. 가계대출에 대한 정부 대책이 나오고 저축은행 문제가 일단락되면 하반기에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일 본부장은 국내외적으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건설주를 유망주로 꼽았다. 송성엽 본부장은 "글로벌 매크로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이 IT"라며 경기 회복 시 IT가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을 점쳤다. 장동헌 전무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내수 진작책이 봇물을 이룰 것이란 점에서 내수주가 수출주를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준 본부장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 △중국 소비 확장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 △에너지 관련 기업을 꼽았다.

◆ 코스피 전망

=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2000선 붕괴를 점치면서도 대부분 연초 전망을 유지했다. 하반기에 다시 반등하면서 전고점을 돌파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송성엽 본부장은 "7~8월께 저점을 찍은 후 풍부한 유동성을 배경으로 탄력적으로 반등할 것 같다"며 20~3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일 본부장도 지수 저점 시기를 7월께로 전망하면서 연초 전망인 2300~2400대를 유지했다.

전정우 본부장은 "현재를 저점으로 보면 위로는 전고점을 넘어서는 수준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동헌 전무는 "2000선 밑으로 내려가면 운용사 입장에선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주가 전망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 하반기 증시 최대 변수

= 미국 경기 회복과 추가 양적완화(QE3) 조치 가능성을 꼽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QE3 단행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렸다.

김영일 본부장은 "QE3까지 간다면 미국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얘기가 되므로 글로벌 주식 시장이 침체할 수밖에 없다. QE3로 가기 전에 주가는 많이 빠질 것이고 나오더라도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송성엽 본부장은 QE3가 주식시장을 단기에 부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송 본부장은 "주식시장만 생각하면 소프트패치(soft patch)로 완만하게 국면이 전환되는 것보다는 QE3로 유동성을 푸는 쪽이 훨씬 도움이 된다. 유동성 공급은 일종의 모르핀이나 스테로이드 처방인데 장기적 부작용은 있겠지만 단기 부양 효과는 이만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외에 중국 긴축정책의 지속 여부와 그리스 공공부채 문제도 하반기 증시 운명을 가를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노원명 기자 / 이유섭 기자 /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