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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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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터뷰] 이재만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 이선목 기자
  • 입력 : 2017.06.26 07:00

    조선비즈는 증권사 리포트 중에서 베스트 리포트를 선정해 애널리스트를 심층 인터뷰 하는 [리포트 인터뷰]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매주 추천한 리포트들 중에서 조선비즈 금융증권부가 베스트 리포트를 선정합니다. [편집자 주]

    신정부 출범과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가 증권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뜻하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으로 꼽혔던 불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김연지 인턴기자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김연지 인턴기자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5일 발표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영향 분석’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인해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 집행과 소액주주 권리 확대라는 측면에서 기초체력(펀더멘탈)과 무관한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상 할인요인을 해소시킬 것”이라며 “이미 외국인의 매수가 배당 성향과 자사주 지분율이 높은 종목으로 집중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배당 성향과 자사주 지분율이 높고 실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취지가 좋은 만큼 일단 도입해서 실행해야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며 “발생하는 문제들은 차후에 수정해 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이 연구원을 만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하반기 증시 전망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리포트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활성화가 이미 외국인의 투자 성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 새로운 정부 출범을 기대한 주주 행동주의 측면의 종목별 베팅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해볼수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큰 의미가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올해 종목별 외국인 매수세와 배당성향이 약하게나마 상관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리포트 인터뷰] 이재만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그 외에 에스텍 (12,650원▼ 100 -0.78%)금호석유 (73,400원▼ 1,400 -1.87%)환인제약 (17,950원▼ 300 -1.64%)제일기획 (18,450원▲ 50 0.27%)대덕전자 (10,950원▲ 150 1.39%)등 자사주 지분이 너무 높아 소각 요구 가능성이 있거나, 삼성엔지니어링 (11,750원▼ 250 -2.08%)예림당 (11,650원▲ 150 1.30%)대우건설 (7,720원▲ 430 5.90%)LF (29,750원▲ 100 0.34%)세아제강 (97,100원▲ 2,000 2.10%)등 보유중인 현금성 자산가치대비 자사주 지분이나 배당성향이 너무 낮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실시 등이 요구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군들은 외국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외국인의 주주 행동주의 성향이 강화되면 기존에도 외국인의 수급에 크게 흔들렸던 국내 시장이 더 불안정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생각을 안 해본 부분은 아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만큼 외국인 비중이 높은 국가는 대만이다. 우리나라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대형주 기준으로 30% 정도인데 대만도 비슷한 구조를 나타낸다. 대만은 성장성이 높은 국가는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대형 IT 종목들이 있긴 하지만, 다른 분야들이 자잘하다. 우리나라는 다른 산업들도 비교적 고른 성장을 하고 있다.

    [리포트 인터뷰] 이재만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그런데 한국 지수의 PER이 10배인 데 비해 대만의 PER은 15~16배 정도다. 즉, 한국은 기업 이익 대비 10배의 프리미엄을 주고 주식을 사는데 대만은 16배를 주고 주식을 산다는 의미다. 이유를 확인해 봤더니 대만은 국가 자체가 굉장한 배당 성향을 갖고있다. 즉, 우리나라는 대만에 비해 배당에 인색하기 때문에 프리미엄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대만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의 유출입에 의해 지수가 흔들린다. 그런데 이는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이상 모든 국가의 시장이 비슷하게 겪는 현상이다. 가치평가의 변화에 대한 부분에 주목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관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는 자율 선택인데. 최근 도입을 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앞으로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리포트 인터뷰] 이재만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정착의 문제는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또 100% 정착된다 해도 시장에 100% 좋은 것도 아니다. 다만, 제도를 추진하는 의도가 좋기 때문에 일단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장만을 강조하던 국가의 기업들이 분배에 눈을 돌린다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물론 성장을 잘해야 하는 기업들이 분명히 있지만, 기업이 성숙기에 들어가면 분배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은 최대주주의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면 스튜어드십 코드가 분배의 측면을 강조·부각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도의 도입에 의미를 두고 리포트를 썼다. 이런 것에 대해 고려할 시점이 왔다고 본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수익비율(PER) 등 평가치가 낮았던 것도 북한 등 지정학적인 우려 보다는 빈약한 배당 정책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역이용한 헤지펀드들이 국내 기업 경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이와 관련해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 기관이 PEF(사모펀드)로 편중돼 있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리포트 인터뷰] 이재만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확실히 헤지펀드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액티브펀드들이 이런 성격을 갖고 주주활동을 한다. 그런데 이는 우리나라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절대로 최대주주가 먼저 배당을 하겠다고 얘기하는 경우는 없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주주 권리 강화를 활용하는 펀드들이 많이 생기는 것이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부 누출 여부 등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긴 하지만, 최대주주가 많이 가져가는 만큼 배당을 통해 일반 주주와 이익을 나눠 갖겠다는 목적에 우선적인 의미를 두고 있다.”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한 스튜어드십코드가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 영향력 확대라는 우려도 있다.

    “이건 정치적인 이슈이긴 하지만, 공교롭게도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시장 영향력이 큰 것은 사실이다. 더군다나 각 기업들의 최상위 주주 대부분을 국민연금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스튜어드십 코드가 의미있는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국민연금이 그 변화의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이미 그렇게 만들어져 있는 구조를 누군가 나서서 바꾸지 않을거라면 그대로 갈수 밖에 없다. 일단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첫번째 과제가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주주활동권한이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문제가 두려워 변화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악순환이라고 본다. 다만, 민간기업에 국가가 개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 기구에 대한 독립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일단 시도를 하고 차후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보는건가.

    “그렇다. 개선의 방법들이 있다고 본다. 도입도 안 해보면 개선의 방법도 보일 수 없다. 도입을 먼저 하고 차후에 개선해 나가는 것이 맞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먼저 도입했던 다른 국가들도 초기 방침 그대로 밀고 나간 것은 아니다.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마찬가지다. 도입의 취지 자체가 좋으면 적절한 검토 후 실행해 보고 사후 수정·개선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로 실효성을 판단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리포트에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 SRI 펀드도 수익률이 좋아진 것 같던데.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나.

    “아무래도 기대를 하고 있다. SRI 펀드에 포함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가가 좋은 대기업들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좋아진데다 기업의 실적도 좋았다.

    일단 국내 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주주친화정책과 주주중심 경영 방향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보여줬다. 다른 대기업들이 따라갈 수 있는 하나의 통로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대형주들이 포함된 SRI펀드의 올해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금은 아시아 국가들 내에 SRI 펀드의 비중이 작지만,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한국은 이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다시 한번 SRI 붐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중상장, 법인세율을 감안한 지주사 할인율(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것)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지주사라는 외형적 측면에 국한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주주가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야 한다. 주주가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 기업을 바라보는 할인율이 낮아진단 뜻이다. 누가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을 디스카운트 하겠는가. 내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생각하면 내 기업에 대해 적당히 너그러운 마음이 생기고, 이는 곧 기업에 대한 할인율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리포트 인터뷰] 이재만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기업의 PER, PBR을 구성하는 분모는 할인율이다. 똑같은 성장성과 똑같은 자기자본이익률(ROE)에도 할인율이 얼마나 높고 낮냐에 따라 기업의 PER과 PBR이 결정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해하면 지주사의 과도한 할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할인율을 낮추는 것이 기업과 시장의 가치 평가에 중요한 요소가 되겠다.

    “그렇다. 할인율을 내리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다. 예를 들면 한국 전체 할인율은 글로벌 국가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10.5%다. 대만과 일본은 6% 정도이고, 영국은 5% 정도다. 따라서 국내 기업에 대한 할인율을 낮추는 것은 다른 국가보다 더 큰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6월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됐지만,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나.

    “가능성이 있다. 예전엔 금리가 올라가면 주가가 빠졌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오히려 금리가 올라가야 주식시장이 좋아지는 형태로 변했다. 글로벌 경기가 많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유럽과 미국은 경제 지표가 둔화되는것 같지만 소비지표가 워낙 좋다. 중국은 더 나빠질게 없고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경기가 좋아질 때 기업 실적이 괜찮다. 1분기만 봐도 대형주 중심으로 실적이 굉장히 좋아졌다.” 

    -금리와 주가 연관성의 형태 자체가 바뀌었다는 말인가.

    “그렇다. 이제는 금리가 올라갈 때 주가도 올라가는 구도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단기에 금리를 올리면 당연히 주식시장이 경계하겠지만, 말 그대로 단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앞서 말한 구도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낮은 금리가 언제까지고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것도 이상하다. 경기가 괜찮아졌으면 금리를 저울질할 수 있는 국가가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돌아가고 싶은 호황기로 꼽는 2004년에도 금리인상 때문에 쇼크를 받았지만, 그 뒤 다시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것을 다시 기억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하반기 증시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대형주가 이익을 주도하고 있고, 스튜어드십 코드도 대형주 중심이기 때문에 올해는 코스피와 대형주가 이끌어가는 시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형주가 충분히 오르고 난 뒤에는 중소형주가 뜨는 패턴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리포트 인터뷰] 이재만 "외국인, 배당∙자사주매입 가능 종목에 몰려"
    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현재 10.5배 정도인 코스피 지수 PER이 12배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 또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코스피 지수 상단은 2600포인트 정도로 예상한다.”

    -상반기 기업 이익이 너무 좋았던 터라 하반기에는 그 증가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시는 이에 앞서 조정을 받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다. 상반기 큰 성장을 보였던 반도체의 경우 계절적 피크 시기가 3분기다. 4분기는 계절적 특수성에 따라 조정을 받는다. 그러나 그 정도의 단기 조정은 어느 시장이나 다 있었다. 20% 가까이 오른 지수가 2~3% 정도의 조정을 받는다고 해서 그 추세가 반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아직까지는 기업 실적과 글로벌 경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지수 상단을 뚫을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최근 나스닥이 크게 조정을 받으면서 IT주 버블 붕괴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던데. 국내 대형주 중에도 IT 관련 종목이 많은데, 보통 미국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않나.

    “따라가는 것은 맞는데 이전보다는 연동성이 줄었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익추정치가 상향조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살짝 빠지기도 했지만 크게 늘지도 않았다. 반면, 국내 IT 기업의 이익추정치는 상승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가는 아직 그 정도를 따라가지 못한 상태다. 다시 말해 미국의 IT 업종 PER은 19배이고, 국내 IT 업종 PER 은 8배 정도이기 때문에 국내 IT 종목이 더 올라갈 여력이 충분히 남아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2~3분기에 국내 IT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미국 IT 종목들이 흔들리며 국내 관련 종목들이 조정을 받는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 IT 종목이 흔들린 것은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이외 지금 시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실적이 중요하다. 주가는 항상 실적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우선 통화 정책이 끝났고 7~8월 정도는 정치적, 통화 정책적 이벤트가 많이 없다. 따라서 각 기업들의 주가는 주로 실적을 따라갈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실적 추정치가 올라갈 수 있거나 실적에 비해 낮게 평가 받는 기업을 보는 것이 투자의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