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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외국인 거래 비중 사상 최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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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외국인 거래 비중 사상 최대의 의미머니투데이 | 오정은 기자 | 2017.03.31 16:03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외국인, 코스피 수급 주도권 장악...거래비중 32% 상회 ]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매비중이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개인의 주식시장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역사상 가장 활발한 매매를 진행하며 수급 주도권을 장악했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41포인트(0.20%) 내린 2160.23에 마감했다. 거래대금이 4조2000억원대로 감소하며 거래량이 한산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2억원, 30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개인은 114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거래 비중, 사상 최대=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거래 비중이 국내 증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개월 연속 32%를 상회하며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외국인 매매 비중이 급증한 것이다.

연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4503억원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나타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외국인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환율 상승기에도 한국 주식을 팔지 않았다. 즉 작년부터 올해까지 한국 주식을 사고 있는 외국인은 단기 환율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확신을 가지고 한국 주식을 매집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이익이 뚜렷하게 증가했지만 주가가 따라가지 못한 코스피를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추세적 순매수가 계속되는 국면에서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의 98.7%는 대형주와 중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통상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KOREA와 같은 인덱스를 통해 한국 주식을 통으로 매수하기 때문에 대형주 쏠림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동안 대형주 장세가 지속되리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외국인 시가총액 500조원의 의미=외국인의 지속적인 한국 주식 매수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지난 21일 513조924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5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피 전체 주식 수 대비로는 30일 기준 36.29%(509조4197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6개월 전 33%에 불과했는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대형주 기준으로는 이미 보유비율이 40%를 넘어섰다.

대만의 경우 외국인의 주식 보유비율이 증가할수록 상장기업들의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된 바 있다. 대만 가권지수의 상장된 전체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약 18%인데 시가총액 50위 기업의 외국인 보유비율은 40%에 육박한다. 외국인 주주의 주주친화정책 요구로 대만 증시의 배당성향은 55%까지 높아졌다. 코스피 배당성향은 약 24% 수준으로 대만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쳐 외국인 지분율 확대에 따른 배당 증대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파격적으로 늘린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기준 50.38%에 달한다. 그리고 그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200만원을 돌파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상장기업 중 외국인 지분율이 40% 이상인 기업의 주당 잉여현금흐름(FCF)은 5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2004년 이후 최고치에 달한다"며 "외국인 주주를 중심으로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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