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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협 수혜주 ‘거품’… 묻지마 투자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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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개월 만에 2510선 돌파… 투자 전략은

건설·철도 등 업종 일제 껑충… 실적에 비해 과열됐다 지적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후 조정 받을때가 매수 타이밍… 中 ‘소비株’도 눈여겨봐야 


국내 주식시장이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에 환호성을 질렀다. 건설·철도 업종 등 경협 수혜주가 일제히 치솟았다. 코스피지수는 약 3개월 만에 2510선을 넘어섰다.

다만 경협주 주가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 대북 제재 등 남북 경협 본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감을 버리고 이달 북·미 정상회담 때까지 조정 타이밍을 노리거나 중국 소비주 투자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현대건설은 30일 코스피시장에서 26.19% 오른 6만3600원에 마감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남북 경협이 건설, 철도 등 인프라 투자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관련 업종 주가를 끌어올렸다. 부산산업, 현대로템, 대아티아이 등 건설·철강 종목이 무더기로 상한가를 찍었다.

코스피지수는 0.92% 오른 2515.38에 마치며 지난 2월 2일(종가 2525.39) 이후 처음으로 2510선을 탈환했다. 외국인이 242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반도 긴장 완화로 원화가치는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8.6원 내린 1068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북 해빙무드’ 효과의 지속 여부에 물음표를 붙인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기대감으로 장이 올랐지만 곧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가치 강세 등이 예고된다. 글로벌 주식시장 전체가 좋지 않은 게 더 큰 과제”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협 수혜주로 꼽히는 철강·건설 종목이 과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환경 규제로 제조업황이 둔화되면서 철강업종의 1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 부동산경기 위축 등으로 건설업종도 생산이 두 달 연속으로 감소했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주가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올랐다”며 “지금 시점에서 투자에 나서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3월부터 건설·철강 업종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30일에도 외국인과 기관은 건설업을 각각 253억원, 123억원 순매도했다”며 “개인만 순매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매수 타이밍’과 ‘옥석 고르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철강·에너지 등은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대신 화장품, 여행 등 중국 소비 관련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사드 이슈로 타격받았던 중국 소비주들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개성공단 기업 명단에 올라온 곳 중에 개성공단 생산량이 전체 생산량의 10%가 안 되는 곳이 많다”며 “투자하려는 기업이 북한 관련도가 높은지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