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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가입 10억 코스닥 사모펀드도 등장…현금부자 빨아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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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가입 10억 코스닥 사모펀드도 등장…현금부자 빨아들이나

코스닥 벤처펀드에 눈독들이는 자산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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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벤처펀드 5일 첫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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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선보이는 코스닥 벤처펀드는 단숨에 `큰손` 자금을 빨아들일 전망이다. 예상보다 뜨거운 인기를 감지한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최소 가입금액을 적게는 1억~2억원, 많게는 10억원까지 제시하며 `뭉칫돈`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헤지펀드 업계 1위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5일 출시하는 코스닥 벤처펀드 최소 가입금액으로 10억원을 책정했다. 사모펀드 가입자가 49인으로 제한된 것을 감안할 때 펀드가 다 팔릴 경우 펀드 규모는 최소 4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번에 수십억 원 자금을 넣을 여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코스닥 벤처펀드 가입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5일 코스닥 벤처펀드 2종을 동시에 출시할 계획인데, 2개 펀드에 몰리는 자금이 많게는 3000억원에 달할 거란 관측이 나올 정도다. 디에스자산운용은 코스닥 벤처펀드 최소 가입금액으로 5억원을 책정했다. 라임자산운용이 3억원,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이 최소 가입금액으로 2억원을 제시하는 등 코스닥 벤처펀드에 쏠리는 시장 관심은 기대 이상이다. 시장에서는 다음달까지 많게는 3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코스닥 벤처펀드로 몰려갈 거라고 전망한다. 운용사별로 제시하는 펀드 만기는 2~4년 선이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기존에 출시한 다른 헤지펀드 역시 최소 가입금액은 수억 원 이상에 달한다. 현상균 디에스자산운용 상무는 "최대 49인까지만 투자가 제한되는 사모펀드 특성상 최소 가입금액을 낮추면 운용이 쉽지 않다"며 "1인당 5000만원씩 유치한다고 가정하면 49인을 다 채워도 규모가 25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장 이달에 나오는 코스닥 벤처펀드만 최소 50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운용사가 최소 가입금액을 여전히 높게 부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비슷한 상품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경쟁구도에서 `가입금액 세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는 얘기다. 신기영 한국투자증권 강동PB센터장은 "수억 원 규모 자산가들이 코스닥 벤처펀드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지명도가 높은 사모펀드 출시 상품은 조기에 마감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돈 냄새에 민감한 자산가들이 코스닥 벤처펀드를 기웃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공모주 물량을 30% 배정해주는 혜택 덕분이다. 통상 사모펀드가 기대하는 펀드당 연간 수익률은 10% 안팎이다. `중위험·중수익`을 표방한 펀드 수익률 역시 연 6~8% 정도를 목표수익률로 정한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정기적으로 쏟아지는 코스닥 기업공개(IPO) 물량을 받아 수익률을 한층 배가시킬 잠재력이 있다. 지난달 2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케어랩스 공모가는 주당 2만원이었다. 케어랩스 주가는 공모가 대비 두 배인 주당 4만원에 시초가를 찍은 뒤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주당 5만2000원에 마감했다. 규모 200억원짜리 코스닥 벤처펀드가 주당 2만원에 공모주 물량 1억원어치를 받아 상장 첫날 종가에 이를 전부 매도했다면 하루에만 1억6000만원어치 수익을 낸 셈이다. 공모주 투자 한 건으로 전체 펀드 수익률을 0.8%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연간 공모주 투자를 4~5건만 성공시켜도 펀드 수익률은 연 3~4%포인트 올라갈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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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쏟아진 IPO 규모만 74건에 달한다. 사모운용사들은 코스닥 벤처펀드 목표수익률로 연간 15~20%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모펀드 운용본부장은 "정부가 올해 코스닥 활성화를 정책 과제로 내걸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코스닥 상장 열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며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예비상장 기업들이 여럿이어서 공모주 투자가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카카오게임즈, 툴젠을 비롯한 굵직한 벤처 다수가 코스닥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코넥스 시장에서 거래되는 바이오 기업 툴젠 가치는 시가총액만 8000억원이 넘는다. 카카오게임즈 예상 기업가치 역시 2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공모펀드 형태로 출시되는 코스닥 벤처펀드 역시 큰 관심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이 수익률과 함께 세제혜택을 노리고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별로 투자한 모든 코스닥 벤처펀드의 합계액 중 3000만원까지 10% 소득공제(한도 3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연봉 4600만~88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종합소득세율 24%를 적용받아 79만2000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구조다. 소득세율이 35%로 높아지는 연봉 8800만~1억5000만원 직장인들은 115만5000원의 세금 감면 효과가 있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코스닥 벤처펀드에 2020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해야 한다. 이후 3년을 의무 보유해야 하는 구조다. 투자를 완료한 해로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과세 연도 중 한 해를 골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5일 브레인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등이 잇달아 공모 상품을 내놓는다. 9일에는 KTB자산운용이, 이달 중순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펀드를 선보인다. 

다만 코스닥 벤처펀드는 변동성이 큰 코스닥 종목 비중이 높아 손실을 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운용사가 펀드에 담은 벤처 비상장사 주식이 IPO에 실패하면 투자자금 일부가 오랫동안 묶일 가능성도 있다. 

[한예경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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