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원/달러 추이, 증시영향은

728x90
[내일의전략]원/달러 추이, 증시영향은머니투데이 | 하세린 기자 | 2017.07.31 16:59

달러화가 약세로 방향을 잡으면서 외국인 수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차익실현에 우호적인 환경이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를 멈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3.1원 내린 1119.0원으로 마감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23% 오른 93.475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 약세(원화 강세)를 촉발했던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탓이 컸다. 달러인덱스는 트럼프의 당선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연초 대비로는 8.55% 하락한 수준이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점진적 긴축 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펀더멘털 회복과 출구전략 시사에 따른 유로화 강세가 달러 약세를 지지하고 있다.

이같은 달러 약세는 한국 증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은 시세차익보다 환차익 측면에서 원화 강세에 기반한다. 그러나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서 원화 강세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증시를 이끌 수 있는 두 상승 재료가 양립할 수 없는 구조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달러 약세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증시 강세를 가장 잘 설명하는 본질적인 요인은 환율"이라며 "약달러 기조가 전망되면서 비달러자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신흥국과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증시의 수혜로 해석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통 한국 수출 데이터와 코스피는 유사한 패턴을 보이지만 최근 들어 환율 변수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일례로 수출데이터는 지난 4월을 고점으로 반락했는데 코스피는 오히려 2450선까지 급등했다. 수출 데이터 반락과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둔화에도 코스피가 추가 반등한 것은 환율 즉,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로 설명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한국을 포함한 주변 지역의 증시 강세는 약달러 전망 하에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특히 시장을 드라이브하는 수급 주체인 외국인의 기조적인 순매수 유입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 증시에서 2531억원을 순매도하며 개인과 함께 코스피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총 1조6306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와 펀드분석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배분액은 약 3억원이 순유입되며 29주 연속 순유입을 지속했다. 헤지·사모펀드 자금과 국내 증권사에서 거래되는 외국인 자금은 추정이 불가능해 한국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외국인 수급' 데이터와 괴리가 발생한다.

이같이 한국배분액의 순유입이 지속되는 한 외국인 수급에 따른 단기적 조정은 큰 우려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의 분석에 따르면 2010년부터 한국배분액 누적 금액이 증가하는 국면에서 코스피가 하락했던 지난 9번의 경우 증시는 평균적으로 3.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폭(5.9%)보다 하락세가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최근 코스피가 고점 대비 2.0%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 하락 여지는 크지 않다는 예상이다.

한국배분액의 순유입이 지속되려면 GEM(글로벌이머징마켓) 펀드의 순유입 여부가 중요한데, 여전히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전체에 투자하는 펀드인 GEM 펀드로의 순유입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GEM 펀드의 약 16%가 배분되는 한국배분액의 흐름 역시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달러 약세가 언제까지나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통화 강세기에는 환차익을 기대하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기대되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 시장의 특성상 원/달러 환율 1110원 미만 범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전환을 하곤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환차익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대수익이 낮아졌고 IT(정보기술) 기업 실적발표 이후 이익 개선세가 정체된 점이 외국인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대비 1.72포인트(0.07%) 오른 2402.71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388.39까지 내려갔지만 장 마감 직전 반등했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