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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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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출기업 가격 경쟁력에 도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엔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있다고 비난을 퍼부으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이 안도감을 드러내고 있다. 펴는 정책마다 ‘파장’을 몰고 오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그가 엔화 저평가를 직접 언급하면서 일본과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에겐 가격 경쟁력이 생길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머니마켓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일본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점을 맹비난 한 것이다.

또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독일이 저평가된 유로화를 기반으로 유럽연합(EU) 다른 회원국과 미국을 착취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발언과 궤를 같이하며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급등 중이다. 지난 1일 오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장중 한 때 달러당 113.24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이다.

지난 1일 도쿄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도 일본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감이 컸다. 이마이즈미 전략가는 2월 중 달러-엔화 환율이 110엔 가량에서 움직일 것이라 내다봤다. 당분간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과 함께다.

한국 수출 대기업들은 최근 이어진 원화 강세에 울상을 지어왔다. 지난 1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58.1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11월 10일 달러당 1150.6원을 기록한 이후 석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왔다고 지목하면서 당분간 엔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덕분에 ‘더오른 엔화’에 한국 기업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엔화 가치가 원화 가치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불행중 다행”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특정 국가를 언급하며 ‘머니마켓 조작’을 언급했으니, 환 시장도 이에 맞춰 대응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