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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시장 리얼리티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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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시장 리얼리티 체크 : 그린 라이트 

투자전략
박소연 3276-6176

■  리얼리티 체크 1 : 주식시장 – 아직은 눈치보기

추석 연휴 기간 주식시장은 낙폭을 회복하지 못한 채 눈치보기가 역력했다. 9월 21일(수) 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black-out period) 기간에 돌입한 탓에 추가 급락을 야기할 만한 악재는 없었으나, 불안 심리를 잠재울만한 호재도 없었던 탓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점은 1) (삼성전자 노트 7 이슈로 인한 애플의 반사이익 기대가 영향을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미국 나스닥 지수가 인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반도체주를 필두로 직전 고점 회복을 시도한 것과 2) 긴축 발작 우려에도 불구하고 태국(휴일 없었음), 인도(13일 휴장하고 14~16일 모두 개장), 인도네시아(휴일 없었음) 등 EM 아시아 국가들은 강한 반등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반면 3) 같은 신흥국 카테고리지만 브라질, 러시아, 남아공 등 대표적인 상품 수출국들은 주가가 부진했으며 4)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대표적인 유럽의 PIGS 국가들은 ECB의 양적완화 확대 기대가 무산되며 약세를 보였다. 어쨌거나 이번 주 21일(수) 개최되는 FOMC와 BOJ 회의가 주식시장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  리얼리티 체크 2 : 채권시장 – 독일, 일본 금리 급등세 진정

FOMC를 앞두고 브라질, 홍콩,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채권금리는 연휴 기간 큰 폭 상승했다. 9월 FOMC 금리인상 확률이 20%까지 하락했지만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55%로 프라이싱되면서 금리 반등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1) 독일, 일본 등 마이너스 금리 국가들의 채권금리 상승이 안정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2) 경기에 대한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미국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속 반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3) 신흥국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분위기지만 JP모건 EMBI+ 스프레드 등 위험지표는 별다른 동요가 없는 상태다. 15일(목) 영란은행은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를 모두 유지했지만,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추가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길트채 급락세도 진정됐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ECB 예금금리(-0.4%) 이하의 국채 매입불가 문제가 해소됐다는 반가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  리얼리티 체크 3 : 상품시장 – 개별 시장의 수급 이슈가 더 중요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가 달러 강세를 야기하면서 연휴 기간 국제유가(WTI)는 43달러대로 하락했다. 이란 산유량이 경제제재 이전 수준인 200만 b/d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영향을 줬다. 베이커휴즈가 집계하는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도 소폭 증가했다. 26일 열리는 알제리 OPEC 회담은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그러나 달러 강세는 상품시장 일부분에만 영향을 주고 있다. 연휴 기간에 설탕은 8%나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13일(수)과 14일(목)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구리(+2.6%)가 큰 폭 반등했고 밀(+5.2%), 가솔린(+5.2%), 팔라듐(+2.5%), 옥수수(+2.4%), 면화(+1.1%)도 일제히 상승했다. 달러 강세보다는 개별 시장의 수급 이슈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월 중국 경제지표는 대부분 예상치를 큰 폭 상회해 상품시장에 고무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  리얼리티 체크 4 : 외환시장 – 달러 강세에 대한 무차별 동조화 없어

다행히도 연휴 기간 위안화 약세 움직임은 없었다. 그러나 역외 위안화(CNH)에 대한 선물환 스왑 포인트가 급등한 것을 보면 중국 정책당국은 여전히 자본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스왑 포인트는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를 의미하는데 중국 정책당국이 예금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스왑 포인트가 급등했다. FOMC를 앞두고 자본유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외환시장의 위안화 가치는 작년과 달리 안정적이다. 역내-역외 환율의 괴리도 큰 변화가 없으며 CDS 프리미엄 급등 현상도 없다. 외환보유고 감소세가 멈춘데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브라질 헤알과 캐나다 달러 등 상품 관련 통화 가치 약세도 제한적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 우려로 이민과 경제협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멕시코 페소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어 관찰이 필요하다. 외환시장 역시 달러 강세에 무차별적으로 동조화되기 보다는, 권역별로 각기 다른 이슈들이 통화가치에 산발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리얼리티 체크 5 : 자금 흐름과 변동성

무엇보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추석 연휴 기간 신흥국에서 유의미한 자금 이탈이 없었다는 점이다. EPFR에 의하면 9월 8일(목)부터 14일(수)까지 한 주 동안 선진국(International) 주식형 펀드에서는 11.1억 달러가 이탈해 전체 AUM의 4.6%에 달하는 자금 유출이 발생했지만 신흥국에 투자하는 GEM(Global Emerging Market)으로는 오히려 9.7억 달러가 유입됐다. Vanguard FTSE EM ETF에 6.5억 달러 상당의 순유입이 기록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줬지만 슈로더, 피델리티, iShares core EM ETF 등 다양한 펀드에서 순유입이 관찰됐다.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는 일부 자금이탈이 발생했지만 제한적이었고 주식시장 수급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억눌렸던 변동성이 슈팅하면서 변동성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올해 들어 변동성을 매수해 포지션을 헷지하려는 수요들이 폭증하면서 VIX ETF에 자금이 급격하게 유입됐지만, 지난 주 상당 부분이 정리됐다. 시장의 무게는 보다 가벼워진 것으로 보인다.


■  리얼리티 체크 6 : 가치주 스타일 지속 강세

FOMC 앞두고 숨고르기가 지속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평가는 주식이든, 채권이든, 상품이든, 외환이든 과거와 같이 달러 강세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개별 시장의 수급상황과 재료가 훨씬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해 과거보다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필자가 대형주든 중소형주든 현 시점에서의 추가 매도는 실익이 없다고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의 막연한 불안심리가 걷히게 되면 예상 밖의 큰 폭의 상승도 가능하다.

그러나 반등을 주도하는 섹터는 여전히 대형주, 가치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초저금리 지속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돌변하면서 할인율(K) 변동에 민감한 모멘텀 스타일과 중소형주가 타격을 받았는데 아직 멀티플 정상화(normalization)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과 미국 모두 가치주(value) 스타일이 지속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연휴 기간에도 밸류 스타일의 아웃퍼폼(outperform)은 더 확대됐다. 연말까지 한국시장, 특히 시총 상위 대형주 중심 추가 상승을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