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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들이 구리 투자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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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헤지펀드들이 구리 투자에 몰리고 있다. 연이은 혼란에도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수요대비 공급 부족이 점차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구리 투자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구리선물 순매수포지션은 주간 1만8274계약을 기록해 전주 4868계약에서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며 3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선물은 파운드당 2.235달러를 기록해 올들어 4.7% 상승했다.

지난 4주 동안 전 세계는 연이은 악재를 맞이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투표에 이어 터키에서는 불발로 끝났지만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불안감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최종 결정된 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은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불길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대신 구리 투자로 뛰어들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이는 구리는 '닥터코퍼(Dr. Copper)'라 불릴 만큼 중요한 경기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구리 투자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인 셈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 같은 낙관론을 이끈 엔진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금속소비국인 중국은 올해 상반기 구리 수입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2분기 중국 부동산분야가 중국 전체 경제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도 호재가 됐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구리 수요의 30%는 건설분야가 차지한다. 베어링애셋매니지먼트의 클라이브 버스토우 자원투자부문 매니저는 "점진적인 수요 성장 환경에서도 충분한 공급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구리 투자는 "절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구리 수요는 점진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구리 수요 증가율은 작년 1.4%에서 상승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급은 수요와 달리 성장에 차질을 빚고 있다. 광산업체들의 투자가 줄면서 생산량 감소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에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광산업체의 설비투자액은 작년 632억달러에서 올해 451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구리 정제품 공급은 올해 수요보다 5만7000톤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반전돼 수요보다 8만톤 부족해질 전망이다. 또한 내후년인 2018년에는 9만2000톤, 2019년에는 12만4000톤으로 부족분이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봤다.

그렇기에 아직 구리 가격이 낮은 현재가 투자 적기라는 진단이 나온다. 알테그리스어드바이저스의 라라 매그너슨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는 구리 투자에 뛰어들기 좋은 시점"이라며 "중국의 구리 수입지표도 트레이더들의 투자를 장려할 것"이락도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나온 모든 소식이 구리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기에 조만간 포지션 전환을 생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